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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모임/모임 후기4

'밤으로의 긴 여로' 독서모임 후기 ‘밤으로의 긴 여로’에서 티론 가족들의 하루는 밤이 깊어 갈수록 서로가 감추고 있던 풀리지 않는 갈등이 모습을 드러내며 점차 짙은 안개와 어둠 속으로 가라앉는 무게감을 주었다. 그러나 책의 서문에 실린 아내 칼로타에게 쓴 편지에서 ‘내게 사랑에 대한 신념을 주어 마침내 죽은 가족들을 마주하고 이 극을 쓸 수 있도록 해준’ 아내에게 ‘당신과의 십이 년은 빛으로의, 사랑으로의 여로였소’라고 고백하는 글은 그가 가족과의 어둡고 긴 사랑의 고통 속에서 멈추지 않고 빛으로 계속 걸어나갔음을 알 수 있게 했다. 그래서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가족들의 슬프고 불행한 감정들에 이입이 되었지만 마지막으로 갈수록 하나의 운명 안에 엮여 피할 수 없는 인생의 굴레에서 탈출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모두의 모습에 눈길이 가고.. 2023. 9. 23.
'수레바퀴 아래서' 독서모임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를 읽고 토론한 주제입니다. 재능이 많은 한스가 신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파멸해가는 과정에서 학교와 어른들의 모습, 어린 시절의 추억을 돌아보며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세계에 대한 아련함과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두려움, 높은 수준에 맞추기 위해 뒤쳐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교육 분위기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나누어 보았습니다. 수레바퀴 아래서에서, 민음사 p72 학교 선생의 의무와 그가 국가로부터 받은 직무는 어린 소년의 내부에 자리잡고 있는 자연의 조야한 정력과 욕망을 길들임과 동시에 송두리째 뽑아버리는 것이다. 또한 그 아이에게 국가적으로 공인된 절제의 평화로운 이상을 심어주는 것이다. 인간은 미지의 산맥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이며, 길도 질서도 없는 .. 2023. 7. 1.
장미의 이름은 장미 독서모임 왜 뉴욕이라는 도시를 소설의 배경으로 했을지 궁금했는데 은희경 작가가 작품활동을 중단하고 뉴욕 유학을 떠난 경험이 있었다는 것을 모임이 참여한 한 분이 알려주셨다. 소설 속에 나오는 뉴욕 이미지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고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져 있는 화려하고 자유로운 도시다. 하지만 좋은 성적으로 유학생활을 어렵게 마쳤지만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직장을 얻기도 어려웠던 민영과 친절하지만 그렇다고 사랑하지는 않는 그의 남자친구를 보면서 자유롭고 친절한 매너를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편견이 있고 쉽게 마음의 문을 열어주지 않는 냉정한 현실을 보여주는 곳이 뉴욕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4편의 주인공들이 뉴욕에 오게 된 이유를 보면 보통 휴가를 보내거나 낭만적인 추억을 만들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모습과는 조금.. 2023. 5. 29.
프란츠 카프카 '변신' 책을 읽고 토론하며 1915년에 출판된 ‘변신’의 사회와 가정을 둘러싼 배경이 지금의 우리 사회 상황에서도 나타나는 것에 무엇보다 놀랐습니다. 생계를 위해 고달프게 일하면서 글을 쓰던 카프카가 초기 자본주의를 경험하며, 열악한 현실에서 경제력을 얻기 위해 한 인간이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수치심과 소외감, 그마저 경제력이 상실되었을 때 그 사람 자신과 또 가장 가까이에 있는 가족에까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간파했던 것으로 볼 수 있겠지요. 주인공 그레고르가 벌레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함께 생각해보았습니다. 가족을 위해 돈을 버는 사람, 가족을 돌보고 부양하는 사람같은 역할에만 집중할 때 실직, 질병, 사고, 노화, 자녀 성장과 독립 등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어느 날 그 역할이 사라졌을 때, .. 2023. 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