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리뷰/심리학

몸이 나를 위로한다(남희경)

by 마음지킴이 2022. 2. 14.

마음 건강에 관심을 가지면서 몸보다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마인드풀니스(mindfullness)라는 용어를 수없이 들어왔지만 바디풀니스는 좀 낯설었는데 이 책에서는 마음이 깃든 실체인 몸부터 인식하는 것에 눈길이 간다. 보이지 않고 실체가 없는 마음을 만나고 변화시키는 것은 참 어렵다고 생각하던 차에, 정신건강의 접근법을 다시 점검해 보게 한다. 책에서 '몸의 모성으로 돌아갈 수 있을 때 불안한 나를 달래줄 수 있고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내용에 한참 머물러 보게 했다. 무언가에 바빠서 쫓기듯 지내며 몸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책을 읽고 몸이 소리를 통해 마음의 소리도 제대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일깨웠다. 

  

p33 몸의 모성은 자신의 피부경계를 다정하게 접촉하고 온기를 주는 것이다. 그것은 자신의 호흡을 회복하면서 근육의 긴장이 느슨하게 풀어지는 체험 그 자체가 될 수 있다. 그 순간, 나는 나에게 엄마가 되어주고, 불안한 나를 달래줄 수 있다. 마음의 변화는 몸을 통해서 몸 안에서 실현되는 것이다. 내 몸의 모성으로 돌아올 수 있다면, 그 어떤 외부 상황에서도 나의 평화를 뺏기지 않을 수 있다.

 

p35 불안한 감정이나 혼란스러운 생각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접촉하는 손과 받는 몸의 감각에 집중하면서 스스로를 진정시킬 수 있다.

p49 심리적 분리는 자신의 감각이 타인의 감각과 다르다는 것을 아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것은 곧 몸의 경계를 아는 것이다. 나와 상대의 몸이 다르듯이 나의 감정과 상대의 감정 또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p51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갖는다는 것은 자기 존재를 발견하는 시작이기도 하다.

 

p74 몸에는 불안에 따른 도피반응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기능이 있다. 불안을 스스로 진정시키는 가장 효율적인 응급처방은 자기 몸과 접촉하는 것이다.

 

p89 공격성이 자기 내부로 향할 때 누구나 우울에 빠질 수 있다. 자기 자신을 공격하고 방어하느라 정신적인 에너지가 소진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울한 몸은 분노하는 몸이기도 한다. 분노할 수 없어서 우울한 몸이 되는 것이다.

 

p142 변화는 호흡에서 시작된다. 현재 나의 호흡을 더 길게 내쉬는 것만으로도 이미 변화의 첫걸음은 시작한 것이다. 일단 호흡을 내쉬면, 들숨과 날숨의 속도와 강도를 바꿀 수 있다.

자기 호흡의 주도권을 갖게 되면 자기감정의 주인이 될 수 있다. 감정에 압도되거나 사로잡히지 않고, 혹은 도망가지 않으면서 자기감정을 알아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상에서도 감정의 파도가 몰아칠 때, 호흡의 리듬이 깨지는 순간마다 자신의 호흡을 다시 연결함으로써 평정심을 되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