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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인문 철학13

걷기의 재발견 걷기의 재발견, 케빈 클린켄버그, 아날로그 p185 휴가를 가면 우리는 걷고, 약간 느리게 살고, 하루를 조금 더 즐겼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일상의 압박을 받지 않는다는 데서 오는 즐거움이기도 하지만, 돌아다니는 경험을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했다는 데서 오는 즐거움이기도 하다. 교통 체증 속에 앉아 있지 않고 몸을 사용해서 세상을 탐험한 것이다. 나는 휴가가 주는 행복은 상당 부분 우리가 두 발로 걷는 데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왜 일상에서도 그를 수 있는 장소를 선택하지 않는가? 매일 차를 차고 지나치던 익숙한 곳도 여유를 두고 천천히 걸어보았을 때 느낌은 매우 다르다. 같은 장소라도 어떤 방식으로 경험했는지에 따라서 그 느낌과 인 상은 매우 다를 수 있다. 그리고 누구와 함께 그 장소를 경험했.. 2023. 5. 31.
이름 짓기 좋아하는 할머니 이름 짓기 좋아하는 할머니, 신시아 라일런트 글, 캐드린 브라운 그림, 보물창고. 할머니는 친구가 하나도 없는 외로운 노인이 되는게 싫었어요. 다정하게 이름을 부를 친구가 없다는 것도 싫었고요. 그래서 할머니는 이름 짓기를 시작했지요. 하지만 할머니는 자기보다 더 오래 살 수 있는 것들에게만 이름을 지어 주었어요. 할머니는 자가용에게 베치, 의자에게 프레드, 침대에게 로잰느, 오래된 집에게는 프랭클린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어요. 할머니는 그들보다 더 오래 살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할머니는 무척 행복했어요. 매일 할머니집을 찾아오는 갈색 강아지에게는 이름을 지어주지 않았지요. 강아지와 보내는 시간이 즐겁고 기다려지기는 했지만 함께 살고 싶지는 않았어요. 강아지는 프랭클린이나 프레드, 베치나 .. 2023. 5. 4.
산책자 - 로베르트 발저 산책자, 로베르트 발저, 한겨레 출판 매일 풍경 속에서 산책하고 그 때 관찰하고 상상했던 것을 소재로 글을 썼던 작가 로베르트 발저. 그가 쓴 '산책자'라는 중단편에는 어떤 곳을 걷고 산책하는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세상의 끝'에서는 부모도 형제도 집도 없는 한 소녀가 무작정 '세상의 끝'에 다다르기 위해 16년 동안 걷고 또 걷는다. 소녀는 처음에는 '세상의 끝'이 높은 담이나 아득한 낭떠러지 일거라 상상했다가 때로는 아름다운 푸른 초원, 물방울 무늬 천, 희고 깨끗한 평원, 마침내는 아무것도 아닌 것 혹은 소녀 자신이 아직은 알 수 없는 어떤 것으로 바뀌었다. 소녀가 걷고 또 걸어 마침내 도착한 '세상의 끝'은 안락하고 비옥한 초원 한가운데 아름답게 서 있는 농가였다. 그곳에서 소녀는 "여기 머물러.. 2023. 4. 24.
꽃으로 박완서를 읽다 꽃과 박완서, 두 가지 코드를 모두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좋아할 만한 책이다. 야생화와 문학을 사랑하는 김민철 기자가 꽃 소재를 다룬 박완서 소설을 리뷰해주는 형식이다. 박완서 작가의 소설에는 참 많은 꽃 들이 나오고, 주인공의 감정을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소재로 많이 사용되었다. 책은 박완서 작가의 대표적인 작품을 주제별로 다루고 있어서 작가의 작품 세계를 탐독하기 전에 읽어보면 좋을 듯 했다. 봄날에 꽃의 서정성에 빠져보며 작가의 대표작들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이다. 2023. 4.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