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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심리학

나를 사랑하기로 했습니다

by 마음지킴이 2022. 8. 3.

크리스틴 네프 크리스토퍼 거머 지음

서광, 효림, 이규미, 안희영 옮김

이너북스

 

나는 '당신 자신을 사랑하나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망설임없이 그렇다고 답한다. 그런데, '정말 힘든 상황에 있을 때 당신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하나요?' 라는 질문으로 바꾸었을 때는 멈칫하게 된다.

 

그렇다면 나를 사랑한다는 것, 나 자신에게 연민적인 태도로 친절하게 대하는 것은 어떻게 연관이 되는건가? 궁금해졌다. 나는 힘든 상황에 있는 다른 사람들을 대하면, 그들이 겪고 있는 상황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고 힘든 마음을 다독이며 내가 무엇을 도울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한다.

 

그런데 나쁜 일이 생기거나 뜻하지 않은 좌절을 겪을 때 나 자신에게는 좀 다르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무엇을 잘못했을까?'

'여기에서 벗어나려면 무엇을 해야할까'하며

안그래도 벅차고 힘겨운데 매의 눈으로 잘못을 찾아내고, 힘든 마음을 헤아리고 다독이기 보다는 '이럴 때가 아닌데'라는 조급한 마음이 들고 일어난 상황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재빨리 불편함을 유발한 문제를 해결하려는데 초점이 놓인다.

이런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걸까?

이 책에서는 자기연민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p23

자기연민이란 당신의 친구가 실수를 했거나 부적절하다고 느끼거나 삶의 도전에 직면했을 때 그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친구를 대하는 방식으로 당신 자신을 대하는 것이다.

 

우리는 자기연민을 통해서 내면의 적이 되는 대신 내면의 동지가 된다.

 

p27

자기연민의 세 가지 필수 요소를 설명하는 또 다른 방법은 '사랑'(자기친절), '연결'(보편적 인간경험), '현존'(마음챙김)이다. 

우리가 애정어리고 연결된 현존의 마음 상태에 있을 때, 우리 자신과 타인, 세상과의 관계에 변화가 일어난다.

 

p40 사람들이 가진 가장 일반적인 오해는 가지연민이 성취 동기를 약화시킬 거라는 생각이다. 많은 사람들은 자기비판이 효과적으로 동기부여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사실 전혀 그렇지 않다. 자기비판은 자기 확신을 약화시키는 경향이 있고, 이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이어진다. 자기연민적일 때 우리는 여전히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동기를 갖게 될 것이다. 동기부여는 우리가 불충분하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자신을 돌보고 자신의 완전한 잠재력을 개발하기 원하기 때문에 촉진되는 것이다.

 

p68

자기연민적인 보살핌은 가끔 어려운 감정을 위로하고 그 감정에 부드럽게 마음을 기울이는 형태를 취하고(위로하기), 때로는 엄중하게 "안 돼"라고 말하며 위험으로부터 돌아서는(보호하기) 형태를 취한다. 때로는 온기와 부드러움을 담아 괜찮다는 것을 우리 몸이 알게 하기(부드럽게 하기)도 하고, 때로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알아내고 그것을 자신에게 주기(제공하기)도 한다.

 

흔히 '연민'이라고 하면 누군가를 불쌍하게 여기며 동정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그것을 자신에게 한다는 것이 거부감을 들게 한다. 우리 문화뿐 아니라 서양 문화에서도 자기 연민(self-compassion)적인 태도로 자신을 대하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다고 한다. 자칫하면 자신의 잘못을 자기 합리화하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면서 자기 연민을 가진다면 그것은 자기연민의 개념에서 벗어날 것이다. 각자가 느끼는 균형있는 연민과 자기합리화의 경계를 잘 구분해야 할 것이다. 정신건강에서는 자신이 고통스러운 상황에 있을 때 스스로에게 연민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다면 그렇지 않은 경우와 비교해 고통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점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

 

이 책을 읽고 제목처럼 '나를 사랑하기로 했습니다'라는 나를 위한 선택을 해보려 한다. 나 자신을 다그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상황을 받아들일 때 나와 타인 그리고 세상이 어떻게 달라질지 기대해본다.

 

자기연민을 배우고 실천해볼까 생각할 때 가장 망설이게 되는 건 나에게 연민을 베풀면 나약해지고 게을러져 원래 목표한 것들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것 아닐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자기비판적으로 자신을 대할 때 오히려 자기 확신이 낮아지고 실패의 두려움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보통 무언가를 결심하고 각오할 때 '이걸 못해내면 부끄러워' '민폐가 되지 않아야지'하는 마음으로 나를 다그친다. 정신을 차리고 실수하지 않도록 애쓴다. 이런 프레임안에서는 나의 시도가 잘못될까봐 두려워하게 된다는 것이다. 나를 연민적으로 대할 때 내가 부족해서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 나를 소중하게 여기고 내가 가진 잠재력을 계발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실패해도 괜찮아, 나는 언제나 나 자신을 응원하고 함께 있어' '네가 잘되기를 진심으로 바래' 하는 말을 나에게 건네는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