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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모임/모임 후기

'밤으로의 긴 여로' 독서모임 후기

by 마음지킴이 2023. 9. 23.

 밤으로의 긴 여로에서 티론 가족들의 하루는 밤이 깊어 갈수록 서로가 감추고 있던 풀리지 않는 갈등이 모습을 드러내며 점차 짙은 안개와 어둠 속으로 가라앉는 무게감을 주었다.

 

그러나 책의 서문에 실린 아내 칼로타에게 쓴 편지에서 내게 사랑에 대한 신념을 주어 마침내 죽은 가족들을 마주하고 이 극을 쓸 수 있도록 해준아내에게 당신과의 십이 년은 빛으로의, 사랑으로의 여로였소라고 고백하는 글은 그가 가족과의 어둡고 긴 사랑의 고통 속에서 멈추지 않고 빛으로 계속 걸어나갔음을 알 수 있게 했다.

 

그래서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가족들의 슬프고 불행한 감정들에 이입이 되었지만 마지막으로 갈수록 하나의 운명 안에 엮여 피할 수 없는 인생의 굴레에서 탈출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모두의 모습에 눈길이 가고 안쓰러웠다.

 

메리가 원했던 가정을 끝내 이루지 못한 이유를 생각해보며 서로의 욕망과 사랑과 미움이 엇갈리는 관계에서 무엇이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 줄지 생각해 보게 했다. 솔직한 자신의 표정과 감정을 숨기고 안개 인간으로 머물며 자기 연민에 빠져 원망하고 비난하던 그들은 누구도 행복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운명의 파도 앞에서 흔들리면서도 쓰러지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에 취하면 좋을지도 고민해보았다.

유진이 삶의 어두운 밤을 지나올 수 있었던 것도 안개 속에서 길을 잃고 비틀거리며 헤매면서도 인간의 비참한 욕망과 꿈들을 초월하는 해방의 순간을 끊임없이 찾으며 빛으로 나아갔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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