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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모임/모임 후기

프란츠 카프카 '변신'

by 마음지킴이 2023. 2. 20.

책을 읽고 토론하며 1915년에 출판된 변신의 사회와 가정을 둘러싼 배경이 지금의 우리 사회 상황에서도 나타나는 것에 무엇보다 놀랐습니다. 생계를 위해 고달프게 일하면서 글을 쓰던 카프카가 초기 자본주의를 경험하며, 열악한 현실에서 경제력을 얻기 위해 한 인간이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수치심과 소외감, 그마저 경제력이 상실되었을 때 그 사람 자신과 또 가장 가까이에 있는 가족에까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간파했던 것으로 볼 수 있겠지요.

 

주인공 그레고르가 벌레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함께 생각해보았습니다. 가족을 위해 돈을 버는 사람, 가족을 돌보고 부양하는 사람같은 역할에만 집중할 때 실직, 질병, 사고, 노화, 자녀 성장과 독립 등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어느 날 그 역할이 사라졌을 때, 그 개인도 쓸모없는 존재로 여겨져 무기력해지고 살아갈 의지마저 잃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정리해봤습니다. 카프카는 살아가면서 무엇이 불행이고 행복인지 한 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변신의 그레고르와 가족의 모습을 담담하게 보여주면서, 역할에 가려져 진정한 이해와 소통없이 살아가는 지금의 우리에게도 많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