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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시 문학

나무를 심은 사람 - 장 지오노

by 마음지킴이 2023. 4. 22.

 

나무를 심은 사람, 장 지오노 글, 프레데릭 백 그림, 두레아이들.

 

인간의 이기심과 경쟁심으로 폐허가 되고 죽음만이 기다리고 있는 한 도시에서

한 노인은 한 알의 도토리를 묵묵히 30년간 심으며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변화를 이끌어 낸다.

한 가지 일에 흔들림 없이 일생을 바쳐 실천할 수 있는 용기와 보이지 않는 숱한 좌절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이 옳다고 여긴 것, 가치 있는 것에 희망을 가지고 끝까지 행동해 나가는 모습에서

성숙하고 참된 어른이란 이런 모습이 아닐까 배우게 된다.

 

이 책은 아동 도서로 분류되어 있지만 양치기 노인이 소중한 가족을 잃고 희망이 없어 보이는 단순한 일상에서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발견하고 충실히 자기 일을 해내가며 자신만의 인생을 완성해나가는 모습은 

어른들에게도 삶의 태도와 생명, 환경, 소명에 대한 여러 감정과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불만 가득한 현실을 탓하며 시간을 보내는 대신 나를 둘러싼 환경에서 한 알의 씨앗을 심는 행동이

나 자신에게는 무엇이 될까를 생각해보게 한다.

양치기 노인은 오십대에도 노인으로 불리는데 요즘 기준으로 볼 때 놀랐다.

젊은 나이에는 생각하지 못했을 법한 행동을, 아무런 보상도 없지만 자기에게 중요한 것을 50부터 실천했고

80대 진짜 노인이 되었을 때는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세상에 생명과 행복을 선물하는 신과 다름없는 일을 해냈다.  

 

<책 속 인상깊은 문장>

p13

마을 사람들은 숯을 구워 먹고살았다. 그런 곳에서는 누구나 살아가기가 힘겹다. 여름이나 겨울이나 견디기 힘든 날씨 속에서, 어떤 희망도 없이 서로 부대끼며 이기심만 더해 간다. 오직 그 곳을 벗어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혀 분수에 맞지 않는 욕심만 커져 갈 뿐이다.

 

p20

그 곳에서 노인은 하나뿐인 아들을 잃었고 잇따라 아내마저 잃었다. 그 뒤로 노인은 이 고적한 곳으로 물러나 개와 양을 기르며 한가롭게 사는 것을 기쁨으로 삼았다. 노인은 나무가 없어서 이 곳이 죽어 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달리 중요한 일도 없었기 때문에 이 곳을 바꾸어 보기로 했다고 노인은 덧붙였다.

p24

이십대 젊은이의 눈에는 오십대 노인은 앞으로 죽을 일밖에 남지 않은 사람처럼 비친다. 노인은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나무를 심어 왔던 것이다.

p25

이 모든 것이 아무런 기술적 도움도 없이 오직 한 사람의 손과 영혼에서 나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인간이 파괴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는 하느님만큼 유능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p30

한때 노인은 일 년 동안 만 그루가 넘는 단풍나무를 심었다. 그러나 단풍나무는 모두 죽었다. 이듬해에 노인은 단풍나무에서 손을 떼고, 참나무보다 더 잘 자라는 너도밤나무를 다시 심었다. 이 남다른 면모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노인이 철저히 고독하게 지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얼마나 고독했는지 말년에 이르러서는 말하는 법을 잃어버렸을 정도였다. 아니 말할 필요를 못 느꼈던 것일까?

p35

저 분은 나무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어. 스스로 행복해지는 훌륭한 방법을 발견한 거야!

 
p48

그러나 위대한 영혼으로 오직 한 가지 일에만 일생을 바친 고결한 실천이 없었다면, 이러한 결과를 낳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 사실을 생각할 때마다 나는 신과 다름없는 일을 훌륭히 해낸 사람, 배운 것 없는 그 늙은 농부에 대한 크나큰 존경심에 사로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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