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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인문 철학

풍덩! 완전한 휴식 속으로

by 마음지킴이 2023. 9. 11.

풍덩! 완전한 휴식 속으로, 우지현, 위즈덤하우스

 

p40

여행은 기억으로부터

 

어떤 여행은 기억으로부터 완성딘다. 앙리 마티스에게는 그해 타히티 여행이 그랬다.

1930년, 마티스는 남태평양의 낙원으로 불리는 타히티섬으로 떠났다.

그 곳에 두 달간 머무르며 산호초 사이에서 수영하고 황홀한 풍경을 만끽하던 그는 10여년 뒤 그때의 기억을 토대로 <폴리네시아, 바다>를 만들었다.

 

p41

이 그림을 제작할 당시 그는 십이지장암 수술을 받고 병석에 누워 있었다. 

그렇게 힘든 시기에도 행복했던 지난 여행을 떠올리며 자신만의 바다를 만든 그가 새삼 대단해 보인다.

어쩌면 여행의 장점 중 하나가 그것이 아닌가 싶다.

힘들 때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어주는 것.

이토록 푸른 바다를 기억 속에 간직하고있다면, 왠만한 역경은 이겨낼 수 있을 것만 같다.

 

책 제목이 너무 강렬했다.

화가이자 작가인 저자의 시선으로 그림 속에서 휴식의 순간과 그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었다.

완전한 휴식이 있을까 싶었지만 역시 현실의 고통에서 벗어난 완전한 휴식은 삶이 주어지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 아닐까하는 결론에 달했다.

완전한 휴식을 꿈꾸기보다는 일상에서 벗어나 충분히 휴식을 누리고 재충전할 수 있다면 온전한 휴식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그때의 기억을 일상에서 불러왔을 때, 어느 힘든 시간을 견뎌낼 수 있는데 도움이 된다면 최고의 선물이지 않을까.

 

우리의 기억은 그것을 경험했던 순간의 감정으로 덧입혀져 있다.

그래서 기억을 떠올리면 그 장면과 함께 행복하거나 슬픔을 느끼기도 할 것이다.

그렇다면 나 자신이 기억에 주로 어떤 감정을 채색하고 있는지가 중요해진다.  같은 순간을 경험했지만 서로 다른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것은 이때문일 것이다. 행복했던 여행의 순간도 기억으로 완성된다는 작가의 글을 천천히 음미해본다.

 

 

 

평범한 날의 책 한 권 | 밴드 (band.us)